서론
기후변화와 국제 교역의 증가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생물종의 이동과 정착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Seebens et al., 2017; Pyšek et al., 2020). 이 과정에서 본래 자생지를 벗어나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한 생물 중 일부는 기존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외래생물로 간주되며(Richardson et al., 2000), 외래생물 유입은 생물 다양성관리의 주요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은 2022년 제15차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Kunming-Montreal Global Biodiversity Framework, K-M GBF)를 통해 침입외래종의 유입 및 정착률을 2030년까지 최소 50% 감소시킬 것을 국제사회 공동의 실천 목표로 설정하였다(K-M GBF, 2022).
외래생물이란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라 외국으로부터 인위적 또는 자연적으로 유입되어 그 본래의 원산지 또는 서식지를 벗어나 존재하게 된 생물을 의미한다(KLIC, 2025). 한국의 외래생물은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 식물 등 8개의 분류군에 총 2,151종이 존재하며 이 중 식물은 339종이다(NIE, 2025). 외래식물(alien plants)의 경우 운송수단을 통한 이동 등 다양한 인간 활동을 통해 종자나 번식체가 비의도적으로 이동하며 외래식물의 유입 및 정착이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Cuthbert et al., 2022; Sardain et al., 2019).
이러한 경향은 국내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며, 우리나라의 대부분 외래식물은 식용곡물이나 사료곡물 등 해외 농산물에 혼입되어 의도치 않게 유입된다(Lee et al., 2022; Oh et al. 2003; Cha et al. 2019). 외래식물의 유입은 단순히 생물상 변화뿐만 아니라 생태계 주요 기능 교란을 통한 생물다양성 감소, 농업 생산성 저해 등 광범위한 생태적, 경제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Mack et al., 2000; Higgins et al., 1999). 일부 외래식물은 도입 이후 새로운 환경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뒤 급속히 확산하며, 기존 생태계에 교란을 유발하는 침입식물로 전이된다(Richardson et al., 2000). 이러한 생태계 위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외래식물이 유입된 이후의 방제 등 사후적 대응보다는 초기 단계에서 유입 자체를 차단하는 사전 예방적 관리가 보다 효과적인 전략으로 제안되고 있다(Finnoff et al. 2007; Kim et al. 2006; Lee et al., 2022).
이에 따라 다수의 국가에서는 외래식물의 무분별한 유입을 방지하고자, '규제병해충목록(List of Regulated Pests)'을 중심으로 한 제도적 관리체계를 수립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다(IPPC, 2025). 특히 수입 단계에서의 검역 절차 및 생물학적 위해성 평가를 바탕으로 외래식물의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는 관리 전략은 관리 비용 절감 측면뿐만 아니라 생태계 보전 효과 면에서도 높은 효율성을 지니는 것으로 평가된다(IPBES, 2023; Cuthbert et al., 2022).
잡초는 단순한 자생식물이나 생태계 구성 식물로서의 범주를 넘어, 「식물방역법」 제2조 제2호 다목에서 병해충의 한 형태로 명시된다(KLIC, 2025). 이 중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고시한 잡초(씨앗 포함)는 규제병해충(regulated pests)으로 지정되어 검역 대상에 포함된다(KLIC, 2025). 규제병해충은 위해성의 수준과 국내 분포 여부에 따라 검역병해충(quarantine pests), 규제비검역병해충(regulated non-quarantine pests), 잠정규제병해충(provisional pests) 등으로 구분되며, 잡초는 규제병해충 중에서도 수입 식물에 혼입되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수입 단계에서 위해성평가 및 유입 차단의 대상으로 관리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언급하는 규제잡초는 국가 병해충 관리체계 내에서 위해성 평가를 거쳐 지정된 규제병해충의 일부를 지칭한다. 현재 우리나라는「병해충위험분석 세부실시 요령」 및 「병해충 분류동정 및 표본관리 요령」에 따라 최초로 수입되는 재식용 식물에 대해 잡초 위험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 평가의 핵심 기준은 2011년 이전에 지정된 8종의 참고문헌 및 2015년에 조사된 외국의 규제잡초 목록으로 이루어진 '잡초 관련 주요문헌'이다. 수입 대상 식물이 해당 문헌에 잡초 기록이 있는 경우 잡초 위험평가를 실시하여 수입금지품(잡초) 여부를 결정한다. 기록이 없을 경우에는 일반식물로 판정돼 수입이 허용된다. 그러나 잡초 관련 주요 문헌의 핵심 자료 중 하나인 외국 규제잡초 목록이 2015년 자료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갱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또한 이러한 체계는 국제 식물 이동 양상의 급속한 변화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검역목록을 반영하기엔 어려워 실제 위해종이 사각지대에 놓일 우려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2024년 10월 기준 국제식물보호협약(International Plant Protection Convention, IPPC)에 규제잡초 목록을 공표한 국가를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 및 정규화하여 대륙 및 국가별 공표 현황과 지정 종수의 변화 추이, 주요 분류군의 반복 지정 경향과 생태적 특성, 국내 서식 잡초와 주요 교역국의 지정 현황을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아울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검역체계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로 제시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2015년도 당시 국제식물보호협약(International Plant Protection Convention, IPPC)에 규제잡초 목록을 공표한 42개국을 포함하여 2024년 10월 기준 IPPC에서 제공하는 List of Regulated Pests(IPPC, 2024)를 통해 각국의 개정된 규제잡초 목록을 조사하여 분석하였다(Table 1). 분석 대상 국가의 선정은 IPPC의 국가 분류기준에 따라 계약당사국(Contracting parties), 비계약당사국(Non-Contracting), 영토(Territory)를 모두 포함하였으며, 목록 공표 여부를 기준으로 포함 여부를 결정하였다. 58개국 중 앙골라(Angola)는 비계약당사국, 프랑스령 폴리네시아(French Polynesia), 뉴칼레도니아(New Caledonia)는 영토로 분류되며 대만은 IPPC 국가 목록에 존재하지 않았지만 2015년 기준 목록 공표 이력이 확인되어 분석에 포함하였다.
총 58개국의 규제잡초 목록을 수집 후 학명을 표준화하기 위해 World Flora Online(WFO)에서 제공하는 R패키지인 WorldFlora (Kindt, 2020)를 사용하였다. 학명에서 명명자(authority)를 분리하고 정명과 일치 여부를 확인 후 각 학명에 가장 적합한 단일 정명을 선별함으로 학명 정규화를 하였다. 정명 전환과정에서 자동으로 일치되지 않거나 오류가 발생한 경우에는 국제식물명색인(International Plant Names Index, 2024)에 따라 Plants of the World Online(POWO, 2024), World Flora Online(WFO, 2024)을 참고하여 수정 후 분석하였다. 최종 정리된 학명에 따라 과(family)와 주요 분류군(major group)은 Kew Royal Botanic Gardens에서 제공하는 Vascular Plant Families and Genera의 기준에 따라 분류하였다(Brummitt, 1992). 이들의 국명은 국립생물자원관의「2023 국가생물종목록(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NIBR), 2024)」을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Table 1
List of countries that have published official regulated weed lists to the IPPC (as of October 2024)
Table 1
List of countries that have published official regulated weed lists to the IPPC (as of October 2024) (continued)
또한, 본 연구는 고등식물에 해당하는 양치식물, 나자식물, 피자식물만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일부 국가에서는 조류(Chlorophyta, Rhodophyta), 규조류(Bacillariophyta), 이끼류(Bryophyta) 등을 규제잡초로 지정한 사례도 확인되었으나(Table 2), 해당 분류군은 비관속식물이거나, 고등식물로 분류되지 않으므로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국내에 존재하는 잡초가 주요 교역국가에서 규제잡초로 지정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2023년 기준 한국 농림축산식품의 수출, 수입 상위 국가 중 IPPC에 목록을 공표한 국가를 주요 교역국으로 지정하였다(Korea Agro-Fisheries & Food Trade Corporation, 2024). 수출 상위국인 중국(2,046.2백만 달러), 미국(1,740.1백만 달러), 베트남(861.7백만 달러), 수입 상위국인 미국(9,132.3백만 달러), 중국(5,316.0백만 달러), 호주(3,813.4백만 달러), 브라질(3,397.7백만 달러), EU(6,994.2백만 달러) 등을 기준으로 EU, 미국, 중국, 호주, 베트남 총 5개국을 주요 교역국가로 선정하였다(Korea Agro-Fisheries & Food Trade Corporation, 2024). 이 중 EU는 IPPC 계약당사국으로 식물검역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나, 현행 EU 공통 검역목록에는 잡초류에 대한 별도 지정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유럽 지역의 잡초 규제 현황을 보다 실질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유럽 및 지중해 지역 50여 개국이 가입된 EPPO(European and Mediterranean Plant Protection Organization)의 목록을 조사 대상으로 활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대륙별 규제잡초 목록 공표 및 지정 현황
국제식물보호협약(International Plant Protection Convention, IPPC)에는 총 206개국(계약당사국, 비계약당사국, 영토 포함)이 등재되어 있으며 이 중 병해충 목록(List of Regulated Pests)을 공표한 국가는 120개국으로 확인되었다.
병해충이란 「식물방역법 시행규칙」에 따라 진균, 점균, 세균, 바이러스 등 식물에 해를 끼치는 것, 곤충, 응애, 선충, 달팽이와 그 밖의 무척추동물로서 식물에 해를 끼치는 것, 잡초(그 씨앗을 포함한다)로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것을 말한다(KLIC, 2025).
병해충 목록에 잡초를 포함하여 공표한 국가는 58개국으로 전체 IPPC 등재국의 약 28.2%, 전체 병해충 목록 공표국의 48.3%에 해당된다(Table 3).
이는 병해충 목록을 공표한 국가 중 절반 이상이 여전히 잡초를 병해충 범주에 포함하지 않고 있으며 국가 간 규제잡초 관리 수준과 제도화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그러나 규제잡초 목록을 운영하는 국가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2015년에는 42개국이 규제잡초 목록을 공표하였으나, 2024년에는 58개국으로 약 1.38배(38.1%) 증가하였으며, 이는 검역 단계에서 잡초 유입을 사전 차단하려는 정책 기조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정된 규제잡초 종수 또한 2015년 2,257종에서 2024년 4,304종으로 약 1.91배(90.8%) 증가하여, 목록화의 범위가 양적으로도 크게 확장되었음을 나타낸다(Table 3). 이러한 증가는 국제적으로 외래식물에 대한 경각심 증가, 기후변화와 증가하는 무역 등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조치 강화, 검역 정책이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륙별 현황을 살펴보면, 오세아니아는 목록을 공표한 국가 수가 단 6개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총 1,444종의 규제잡초를 지정하여 전체 종수의 33.5%를 차지하였다. 이는 2015년 당시의 576종과 비교할 때 약 2.51배(150.7%) 증가한 것으로, 비중과 증가폭 모두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였다(Table 3). 이와 같은 결과는 일부 국가에서 규제잡초를 집중적으로 다수 지정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하며, 국가별로 목록화 전략이나 지정 기준이 상당히 상이하게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Table 3, Table 4).
북아메리카(11개국)는 총 1,093종을 지정하여 전체의 25.4%를 구성하고 있으며, 이는 2015년의 531종에 비해 2.06배(105.8%) 증가한 수치이다. 아시아(18개국)는 1,069종으로 전체의 24.8%를 차지하며, 2015년 대비 1.71배(71.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프리카(7개국)의 지정 종수는 116종(2.7%), 남아메리카(9개국)는 388종(9.0%), 유럽(7개국)은 194종(4.5%)에 그쳐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고, 특히 유럽은 2015년(175종)과 비교해 증가율이 1.11배(10.9%)에 머물러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Table 3
Number of countries that have published regulated weed lists to the IPPC and their weed list publication and designated regulated weeds by continent
Table 4
Number of regulated weed taxa designated by the top 15 countries that published lists to the IPPC
국가별 규제잡초 지정 종수
가장 많은 규제잡초를 지정한 나라는 뉴칼레도니아(779분류군)로 확인되었으며, 뉴질랜드(333분류군), 도미니카공화국(301분류군), 대만(300분류군), 폴리네시아(295분류군) 순으로 확인되었다(Table 4). 상위 6개국이 전체 지정 종수의 약 51.7%를 차지하며, 규제잡초 지정이 일부 국가에 의한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상위 15개국 중 6개의 나라(뉴칼레도니아, 뉴질랜드, 도미니카공화국, 대만, 폴리네시아, 스리랑카)가 도서 국가 및 도서 지역인 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도서 국가 및 도서 지역은 지리적 고립성과 생물다양성 고유성으로 인해 외래종 유입에 대한 생태적 취약성이 높으며(Bellard et al., 2017; Kier et al., 2009),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 엄격한 검역 제도와 광범위한 지정 전략을 운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Spatz et al., 2022). 이러한 결과는 지정 종 수의 차이가 단순한 정책 차이뿐 아니라 국가의 지리적, 생태적 특성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규제잡초의 분류학적 구성
개정된 58개국의 규제잡초는 182과 850속 1,870종 38아종 21변종 1개 품종으로 총 1,930분류군으로 확인되었다. 이중 양치식물은 33분류군, 나자식물은 15분류군, 피자식물의 쌍자엽식물이 1,368분류군, 단자엽식물은 514분류군으로 구성된다(Table 5).
Table 5
Taxonomic composition of regulated weeds designated by 58 countries that published lists to the IPPC
58개국에서 규제잡초로 가장 빈번하게 지정된 상위 15개 과(family), 속(genus), 종(species)
이러한 전체 분류군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의 분류군이 포함된 주요 15개 과는 벼과(Poaceae, 309개 분류군), 국화과(Asteraceae, 192개), 콩과(Fabaceae, 144개), 메꽃과(Convolvulaceae, 59개), 가지과(Solanaceae, 45개) 순으로 나타났다(Table 6). 특히 벼과, 국화과, 콩과는 전 세계적으로 침입잡초 분류군이 가장 풍부하게 분포하는 대표적인 과로, 특히 농경지 및 도시 교란지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침입성 분류군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Randall, 2017; Waheed et al., 2023; Holm et al., 1977). 이들 과는 생태적으로 기후 적응성, 고속 생장 및 번식력, 광범위한 서식처 점유능력 등 침입식물로서의 공통 특성을 지니며(Huebner, 2022), 이러한 속성이 다수 국가의 검역지정 기준에 반복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속 단위에서는 가지속(Solanum spp.)이 총 26분류군으로 가장 많은 규제잡초가 속해있었으며, 새삼속(Cuscuta spp., 25분류군), 방동사니속(Cyperus spp., 25분류군), 나팔꽃속(Ipomoea spp., 23분류군), Paspalum spp.(22분류군) 등이 빈번하게 다수의 국가에서 지정되었다(Table 6). 이들 속은 대개 수십 종 이상의 잡초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이 중 일부 속은 기생적 생활사와 높은 침입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새삼속(Cuscuta spp.)은 줄기형 기생식물로서 숙주 식물에 흡반을 형성하여 체액을 흡수하며, 일부 종은 엽록소를 지니고 있으나 실질적인 광합성 기능은 미미하고, 생장과 생활환 전반을 숙주에 의존하는 특성을 보인다(Westwood et al., 2010). 이로 인해 해당 속은 강한 침입성과 피해 잠재력을 지닌 기생 잡초군으로 분류된다.
종 단위에서는 Striga spp.가 24개국에서 규제잡초로 지정되었으며, 카나다엉겅퀴(Cirsium arvense)가 21개국, 도깨비가지(Solanum carolinense)와 Emex australis과 초종용속(Orobanche spp.)은 각각 20개국에서에서 규제잡초로 중복 지정되었다. 이들 종 중 Striga spp., 새삼속(Cuscuta spp.), 초종용속(Orobanche spp.) 등에 속하는 식물들은 기생성 또는 반기생성 특성을 지니며, 이로 인해 숙주 작물에 직접적인 생리적 피해를 유발한다는 점(Westwood et al., 2010)에서 국제적으로 고위험군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 세 개 속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다량의 종자를 생산하며, 이 종자는 장기간 토양 내에서 휴면 상태로 생존할 수 있어 재침입 및 재발생의 요인으로 작용한다(Zagorchev et al., 2025; Restuccia et al., 2009). 새삼속(Cuscuta spp.)은 종자의 크기와 형태가 주요 작물 종자와 유사해서 농기계, 작물 종자에 쉽게 혼입되어 비의도적 확산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기생 후에는 흡기를 통해 숙주와 밀접하게 결합하므로 물리적 제거가 어려운 특성을 지닌다. 제거 시 남겨진 줄기 편으로도 새로운 개체가 재생산될 수 있으며, 수백 종에 이르는 광범위로 인해 윤작이나 숙주 제거만으로는 효과적인 방제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Zagorchev et al., 2025). 초종용속(Orobanche spp.)의 종자는 숙주식물의 뿌리에서 분비되는 발아 유도물질에 의해 발아가 유도되며 발아 후 숙주 뿌리에 부착하여 기생하게 된다. 특히 지상부 출현 이전에 이미 숙주로부터 대부분의 영양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출현 이후의 방제는 실질적인 피해를 감소시키기 어렵다. 이뿐만 아니라 경제적, 환경적 측면에서 실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제법이 부재한 현실 또한 초종용속 방제의 난제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Restuccia et al., 2009). 이와 같은 특성 때문에 Striga spp., 새삼속(Cuscuta spp.), 초종용속(Orobanche. spp.)은 다수 국가의 검역체계에 반복적으로 반영되고 있다(Jamil et al., 2021; Parker 2012)(Table 6, Table 8).
규제잡초로 전 종이 지정된 과 및 속 현황
Table 6
Top 15 families, genera, and species most frequently designated as regulated weeds by 58 countries that published lists to the IPPC
전체 종이 지정된 과는 총 4개의 과로, 보츠와나에서 자라풀과(Hydrocharitaceae), Pontedariaceae, Salvinaceae를, 뉴질랜드에서 꼬리겨우살이과(Loranthaceae)를 각각 전 종에 대해 규제잡초로 지정하였다(Table 7). 전체 종이 지정된 속은 총 165속에 이르며(Table 8), 이 중 Striga spp.는 24개국, Orobanche spp.는 19개국, Cuscuta spp.는 18개국에서 규제잡초로 지정되어, 이들 속이 광범위하게 국제적 규제 대상임을 알 수 있었다(Table 8).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세 개의 속(Striga, Cuscuta, Orobanche)은 기생성 또는 반기생성 특성을 지니고 있어, 숙주 작물의 생장을 억제하고 생리적 피해를 유발함으로써 농업 생산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제적 지정 현황은 해당 속의 생태적 특성과 침입 위해성이 다수 국가에서 유사하게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내 서식 잡초 중 주요 교역국(EPPO, 미국, 중국, 호주, 베트남)에서 규제잡초로 지정된 종 현황
국가생물종목록(NIBR, 2024)에 등재된 국내 서식 잡초를 대상으로 주요 교역국인 호주, 중국, EPPO, 미국, 베트남에서의 규제 여부를 분석한 결과 총 65건의 지정 사례가 확인되었다(Table 9). 이 중 EPPO에서 38건으로 가장 많은 종을 지정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는 미국(12건), 중국(8건), 호주(6건), 베트남(1건) 순으로 확인되었다. 지정 종에는 돼지풀(Ambrosia artemisiifolia), 도깨비가지(Solanum carolinense), 부레옥잠(Eichhornia crassipes) 등이 포함되며, 이들 모두 국내에서도 외래종으로 생태계 위해성이 보고된 바 있는 종들이다(NIE, 2025; GISD, 2025). 특히 목록 중 띠(Imperata cylindrica), 부레옥잠(Eichhornia crassipes)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종’으로 지정된 바 있으며(GISD, 2025), 빠른 생장과 확산력, 생태계 교란 능력으로 인해 각각 미국, EPPO에서 규제잡초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해당 결과는 국내에 이미 서식 중인 일부 잡초가 수출 상대국에서는 검역대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에서, 농산물 수출 시 해당 잡초(종자포함)의 부착, 혼입 또는 생체 잔존 여부에 따라 수출 제한이나 반송 등의 검역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Lee et al., 2022). 또한 Table 9에 포함된 목록 중 다수는 현재 국내 농경지의 주요 잡초로 인식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저하 등 환경요인으로 인한 주요 농경지로 확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본 연구는 국제식물보호협약(IPPC)에 제출된 각국의 규제잡초 목록을 종합적으로 수집, 분석하고 이를 정규화된 데이터로 구축함으로써 국가 간 지정 현황 및 고위험 잡초군의 분포 양상을 비교 및 파악하였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단순히 현황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검역체계의 정기적인 목록 갱신 및 데이터베이스 기반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실증적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수집된 목록을 체계화하여 공개함으로써 농작물 생산 및 유통단계에서 실제 검역정보가 필요한 수요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정보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국제적 지정 현황은 향후 국내 검역 목록 지정 시 참고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실효성 있는 고위험 잡초 선별 및 국내 검역 정책 수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요약
본 연구는 국제식물보호협약(International Plant Protection Convention, IPPC)에 잡초를 포함한 병해충 목록을 공표한 58개국의 2024년도 기준 최신 목록을 수집 및 분석하여, 국가 간 규제잡초 지정현황과 주요 분류군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검역체계의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수행되었다. 분석 결과, 규제잡초 목록을 공표한 국가는 2015년 대비 약 1.38배 증가하였으며 지정 종수는 2,257종에서 4,304종으로 약 1.91배 증가하였다. 대륙별로는 오세아니아와 북미가 가장 많은 지정 수를 보였고, 국가별로는 뉴칼레도니아, 뉴질랜드, 도미니카공화국 등이 상위 지정 국가로 확인되었다. 주요 지정 과는 벼과(Poaceae), 국화과(Asteraceae), 콩과(Fabaceae)였으며, 새삼속(Cuscuta spp.), Striga spp., 초종용속(Orobanche spp.) 등의 기생성을 가진 잡초는 국제적으로 반복 지정되는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국내 서식 잡초 중 65종이 주요 교역국에서 규제잡초로 지정되어 있었으며, EPPO, 미국, 중국의 지정 비중이 높았다. 이는 향후 농산물 수출과정에서의 주의가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본 연구는 IPPC에 공표한 규제잡초 목록을 정규화하여, 향후 국내 검역체계에 적용할 수 있는 체계적 자료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를 통해 목록 갱신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데이터베이스 중심의 관리체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해당 정보를 공개 및 공유함으로써 농작물의 생산 및 유통단계에서 검역 관련 정보가 실제로 필요한 현장 수요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나아가 본 연구에서 제시한 국제적 지정 현황은 향후 국내의 규제잡초 지정 기준을 설정하는 데 실질적인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보다 정합성 있는 검역 정책 수립에도 기반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