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한국잔디류(zoysiagrass)는 원산지가 한국을 포함하여, 일본, 중국 및 환태평양을 낀 동남아시아 이다(Beard, 1973; Christian and Engelke, 1994). 국내에서는 최근 한국잔디의 자생지 현황조사, 수집, 인공교배, 돌연변이육종 등을 통해 신품종 개발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Bae et al., 2010; Bae et al., 2013; Choi and Yang, 2005; Lee et al., 1997).
한국잔디에 관한 육종연구는 미국(Ruemmele and Engelke, 1990)과 일본(Fukuoka, 1997)에서도 진행되고 있으나, 국내에서 육종을 포함한 한국잔디에 관한 연구는1962년부터 진행되어 왔다(Hong and Yeam, 1985). 1980년대초 농가에서 잔디재배가 시작되면서 ‘안양중지’(특허: KR 10-0277113 B1)와 ‘장성중지’는 국내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는 상업종으로 등장하였다. 잔디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품질의 잔디 품종들이 개발되어 공급되기 시작하였다. 금잔디
계통의 세엽형 한국잔디 ‘건희’ 품종이 육성(Kim et al,, 1999) 되었으며, 갯잔디와 금잔디 간에 인공교배를 통해 잎의 녹색도가 매우 높은 ‘세녹’이 육성되었다(Choi and Yang, 2004). 또한 들잔디 계통의 방임수분을 통해 선발한 ‘밀록’(Choi and Yang, 2006) 등의 고품질 신품종들이 개발되어 상업화 되고 있다. 2011년에는 초장이 짧고, 꽃대수가 적으며, 짙은 녹색을 띄고 있는 영양번식형 한국잔디 ‘용천’이 특허 등록 되었다(Korea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Information Service, 2017). 2013년에는 잎이 연한 녹색이며, 엽폭이 2.7 mm수준인 세엽형 한국잔디 신품종 ‘세밀’이 품종보호등록(등록번호: 품종심사과-1749)되어 상업화되고 있다(Choi and Yang, 2013).
또한, 30년 이상 잔디를 재배해온 전남 장성지역에서 선발된 ‘장성샛별’, ‘장성초록’이 신품종으로 품종보호출원 되었으며, 이중 엽폭이 3.4-3.5 mm를 보이는 중엽형인 ‘장성샛별’은 2016년에 품종보호가 결정되어 등록이 되었다(Korea Seed and Variety Service, 2016). 녹색기간이 길고, 엽폭이 2 mm 수준의 세엽형 한국잔디 ‘그린에버’도 품종보호출원이 되었다. ‘그린에버’는 금잔디형의 세엽 잔디이고, 내한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는 품종이다. 상기 이외에도 엽폭이 5.5-6.5 mm 수준의 한국잔디 들잔디 변이형 신품종 ‘그린조아’(공개특허 10-2013-0083630)가 특허 출원되었다.
특허 출원 이외에도 한국잔디 품종보호 등록을 관할하고 있는 국립산림품종보호관리센터에는 ‘남부1’(2013), ‘태지(Taeji)’(2015), ‘단지(Danji)’(2015), ‘홍띠’, ‘더그린3호’(출원번호:2015-7), ‘더그린4호’(출원번호:2015-8), ‘더그린5호’(출원번호:2015-9), ‘더그린7호’(출원번호:2015-10) ‘더그린’(출원번호:2015-11), ‘참그린131’(출원번호:2015-12), ‘참그린139’(출원번호:2015-13), ‘참그린184’(출원번호:2015-14), ‘참그린199’(출원번호:2015-15) 이외에도, 엽폭이 좁은 형태의 ‘시포그린’, ‘조이그린’, ‘엠45’ 등 다수의 품종이 출원되어(Korea Seed and Variety Service, 2017b) 품종보호등록을 위한 심사를 받고 있다.
2014년 특허 등록된 한국잔디 신품종 ‘진지’(등록번호:10-1433095)의 경우 초장이 3 cm 이하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국립산림품종보호관리센터를 통해 품종보호 출원 시에는 5.4-12.12 cm로 보고되어 초장이 특허 출원시와 비교해 차이를 보였으나 2016년 품종보호가 결정되었다(Korea Seed and Variety Service. 2017a).
상기 이외에도 2016년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서 잔디 신품종으로 등록 결정된 한국잔디 신품종은 생육속도가 빠른 ‘스피드’, 초장이 5.7-8.2 cm로 낮은 ‘한라그린1’, 포복경색이 연녹색인 ‘한라그린2’ 등이 있다(Korea Seed and Variety Service. 2017a).
본 연구는 한국잔디 자생지인 국내에서 수집한 유전자원을 활용하여, 이들 중 밀도가 높아 우수한 품질을 가지며, 구별성이 높고, 초장이 낮은 잔디 신품종을 개발하고자 수행되었으며, 인공교배를 통해 선발한 계통을 ‘세아’라 명명하여 발표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유전자원의 수집 및 인공교배
한국잔디 유전자원은 2010-2011년 한반도 남, 서해안 및 도서지역에서 수집되었다. 수집된 자원은 단국대학교 시험포장에 식재 후 유지관리 하였다. 2011년 형태적으로 구별성이 있는 수집종 Z2011 (Z. sinica) 모본과 NM1 (Z. matrella) 부본 간에 인공교배를 수행하였다. 인공교배를 위해서 단국대 실험포장에 식재된 수집계통들을 활용하였다. 잔디는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홀커터(hole cutter)를 이용해 직경 10.5 cm의 플러그를 채취하여, 직경 12.5 cm, 깊이 15 cm인 용기에 식재 후 온도와 일장이 조절된 온실에 서 재배되었다. 온실의 온도는 온풍기를 작동해서 최저 15°C, 최고 35°C로 조절되었으며, 일장은 12시간이 되도록 인공조명을 이용하여 조절되었다. 온실에서 화아 분화를 유도한 후에 출현되는 꽃대에 수분 후 유산지 봉투를 씌우는 방식으로 인공교배를 수행하였다(Fig. 1B). 한국잔디는 자예선숙의 특성(Forbes, 1952; Choi et al., 2008)이 있기 때문에 암술만 개화된 상태에서 제웅작업 없이 부본의 꽃가루를 받아 인공교배 방식을 취하였다. 인공교배를 통해 형성된 종자는 수확하여 실온에서 2주간 후숙 시켰으며, 30% KOH 용액에 25분간 종피 처리 후 24시간 수세하는 방법으로 휴면을 타파시켰다. 종피 처리된 종자를 162개 구멍이 있는 플러그 판에 1립씩 파종하였다. 얻은 유묘는 시험 포장에 40 × 40 cm 간격으로 식재 한 후 형태적 특성의 변이 정도를 연중 조사하였다. 2012년 작성된 후대(F1) 중 Space planting을 통해 생육이 우수하고 밀도가 높은 고품질 계통 (Z2011xNM1)-2 계통이 선발되었으며, 이를 ‘세아’ 라 명명하였다(Fig 1A). ‘세아’는 2년간 포장적응 실험 및 형태적 특성 조사를 통해 적응성, 안정성, 구별성을 확인하였으며, ‘세아’를 신품종으로 2014년 품종보호 출원을 하였다.
형태적 특성조사
형태적 특성 조사는 온실에서 2014년 6월 10일부터 10월 24일까지 수행하였으며, 공시 초종으로는 들잔디(Z. japonica), 금잔디(Z. matrella), ‘세녹’, ‘안양중지’, 그리고 육종 품종 ‘세아’ 등 총 5종을 사용하였다. 잔디 식재는 직경 13 cm, 길이 20 cm의 용기에 각각의 초종을 마디가 2~3개 포함된 지상포복경을 이용하여 3개씩 식재한 후, 완전임의 3반복으로 용기를 배치하였다. 식생토는 모래와 상토를 부피비로 9:1의 비율로 혼합하여 사용하였다. 관수는 매일 충분한 양의 관수를 수행하였고, 조사 시기는 잔디의 생육이 충분히 이루어진 식재 후 3개월 후 실시하였다.
조사 항목으로는 엽 너비(엽폭), 엽 길이(엽장), 엽 각도(잎각도), 초고(초장), 최하위 엽 높이, 엽색, 잎의 털 유무, 포복경 마디간 길이와 두께, 포복경 색, 가시적 줄기 밀도 등이다. 엽 너비와 엽 길이는 제3엽을 눈금자를 이용하여 실측하였고, 엽 각도는 줄기의 중심축으로부터 제3엽의 벌어진 정도를 각도기를 이용하여 실측하였다. 지상 포복경 마디간 길이는 지상 포복경의 끝에서 세번째 마디 사이의 길이를 눈금자를 이용하여 실측하였고, 지상 포복경의 굵기는 끝에서 세 번째 마디 사이의 굵기를 버니어 켈리퍼스(CD-15cp, Mitutoyo Corp.)를 이용하여 실측하였다. 초고는 지면에서부터 식물체의 최상부까지의 길이를 눈금자를 이용하여 실측하였다. 엽색은 갈색을 1, 진녹색을 9로 1-9 등급으로 나누어 가시적으로 평가하였으며, 지상 포복경 색은 연녹색을 1, 진보라를 9로 나누어 1-9까지 가시적으로 비교 평가하였다. 잎의 털 유무는 잎몸에 털이 없는 것을 1, 앞에만 있는 것을 3, 뒤에만 있는 것을 5, 앞뒤 조금 있는 것을 7, 앞뒤 많이 있는 것을 9로 나타내어 가시적으로 비교 평가하였다. 통계분석은 통계 프로그램인 SAS (ver 9.0)를 이용하여 최소유의차검정(LSD)을 실시하였다.
지역적응성 평가
지역적응성 평가를 위하여 2015년 6월 3일 경남 진주, 2016년 5월 11-13일 경기수원과 포천 3지역에 가로 1 m × 세로 2 m 크기의 시험구에 포복경과 지하경을 80 cm 길이로 10줄씩 스프리그(sprigging) 식재를 하였다. 공시식물은 ‘세아’를 포함하여 중엽형인 ‘제니스’와 세엽형 개량 품종인 ‘세녹’의 3종이다. 식재 후 지면 피복률 변화와 잔디 줄기 밀도를 조사하였다. 지면 피복률은 잔디가 자라서 지표면을 피복하고 있는 상태를 퍼센트 단위로 가시시적으로 평가하였다. 줄기 밀도는 낮은 것은 1, 높은 것은 9로 나타내어 가시적으로 비교 평가하였다. 잔디 깎기는 시행하지 않았으며, 시비는 질소 성분 기준 14 kg 10a-1을 2016년 6월과 8월에 2회 나누어 살포하였다.
결과 및 고찰
한국잔디 신품종 ‘세아’의 잎 각도는 58°로 금잔디 39.1°보다 넓은 특성을 보였다(Table 1). 엽 길이는 4.0 cm로 조사 개체 중 가장 짧은 특성을 보였다. 이렇게 엽 길이가 짧은 것은 부본과 유사 계통인 금잔디(Z. matrella)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조사 결과 금잔디의 경우도 엽 길이가 7.2 cm로 들잔디의 11.4 cm 보다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잔디 신품종 ‘세아’는 엽 너비가 1.8 mm로 세엽형으로 조사되었다. 엽 너비 또한 부본과 유사 계통인 금잔디의 2 mm와 비슷한 특성을 보였다. 지면에서부터 첫 번째 잎까지의 높이가 1.94 cm로 낮게 자라는 초형을 갖고 있었다. 이렇게 지면에서부터 첫 번째 잎까지의 높이가 짧을 경우, 잔디를 낮게 깎아 고품질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초장도 금잔디 12.9 cm 보다 낮은 7.1 cm로 나타나 낮게 자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세아’의 엽색은 들잔디, 안양중지와 유사한 연녹색을 보였다(Table 2). 지상 포복경 색도 6등급으로 연한녹색을 보였다. 또한, ‘세아’는 금잔디 계통의 ‘세녹’과 같이 잎에 털이 없으며, 가시적 밀도도 8 등급으로 ‘세녹’과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
‘세아’의 지역적응성 평가를 위해 경남 진주, 경기 수원과 포천 등 3개 지역에 식재 후 시기별 피복률을 비교한 결과 2016년 8월에는 ‘제니스’와 ‘세녹’은 각각 평균 41.7%와 43.3%로 통계적으로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으며, ‘세아’는 평균 30.0%로 피복률이 낮았다(Table 3). 2016년 10월에도 ‘세아’의 피복률은 평균 50.0%로 가장 낮았고, ‘제니스’와 ‘세녹’은 각각 평균 63.3%와 60.0%로 통계적으로 유의적인 차이 없이 비슷한 상태를 나타내었다.
가시적 밀도는 ‘세녹’과 ‘세아’가 각각 평균 7.0등급으로 가장 높았고, 두 품종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제니스’ 는 평균 5.7등급으로 잔디 밀도가 처리구 중에서 가장 낮았다.
2017년 6월 피복률 조사시에는 ‘제니스’가 평균 66.7%로 가장 높았고, ‘세녹’과 ‘세아’는 각각 평균 53.3%와 45.0%로 나타나 두 품종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으나 ‘제니스’에 비해서는 생장이 다소 늦었다. 가시적 밀도는 ‘세아’가 평균 7.3등급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세녹’이 평균 6.7등급이었고, ‘제니스’가 평균 5.7등급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적인 차이를 보였다.
지역적응시험 결과 ‘세아’는 생장은 다소 느리긴 하지만 중부 이북지역인 포천지역에서도 고사하지 않고, 높은 밀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응지역 및 재배상의 문제
한국잔디 신품종 ‘세아’는 전국 어느 곳에서나 재배가 가능하다. 그러나 중부 이북지역에서는 봄철 그린업이 늦어질 수 있으므로, 중부 이남에 식재를 권장한다.
유용성
‘세아’ 품종은 세엽형으로 질감이 곱고, 줄기 밀도가 높아 고품질 뗏장 생산이 가능하며, 낮게 자라는 특성으로 인해 잔디 깎기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또한 지상으로부터 최하위 엽까지의 높이가 낮아 깎기를 낮게 할 수 있어 고품질의 잔디면을 제공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앞으로 노령화 인구의 증가에 따른 전원생활의 증가가 예상되며, 저관리형 정원에 적합한 신품종으로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