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잡초는 농작물의 생산과 품질에 직·간접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미치며 농업생태계에도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키므로 효율적인 방제가 필수적인데, 그를 위해서는 농경지에서 발생하는 우점 초종의 종류와 그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농경지에서 특정 초종의 우점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제초제의 장기간 사용에 의한 제초제 저항성 초종의 등장을 들 수가 있는데(Aung et al., 2017; Maxwell and Mortimer, 1994), 이러한 저항성 잡초는 표준량의 제초제 처리하에서 생존하여 개화 결실하고, 그 특성이 후대에도 발현된다(Prather et al., 2000). 제초제 저항성 잡초는 2017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총 69개국의 작물경작지에서 251종의 식물이 보고 되어 있다(Heap, 2017).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1991년의 논잡초 조사결과 그동안의 일발처리제초제의 지속적인 사용으로 다년생인 올방개, 벗풀, 올미 등이 우점하는 경향이었으나(Kim et al., 1992), 2000년 조사에서는 ALS 저해제인 설포닐우레아계(SU계) 제초제의 광범위한 사용으로 저항성 물달개비가 가장 많이 발생하였고(Park et al., 2002), 2013년 조사에서는 SU계 제초제와 더불어 ACCase 저해 제초제도 광범위하게 사용된 결과 저항성 물달개비와 피가 전국적으로 가장 우점하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Ha et al., 2014, Lee et al, 2017). 현재까지 국내의 논에서 발생한 제초제 저항성 잡초들은 SU계 제초제 저항성 잡초로써 1998년 충남 서산 간척지 논에서 물옥잠(Monochoria korsakowii)이 처음으로 보고된 이래(Park et al., 1999), 물달개비(Monochoria vaginalis) (Kwon et al., 2000), 미국외풀(Lindernia dubia) (Kuk et al., 2002), 마디꽃(Kuk et al., 2002), 올챙이고랭이(Schoenoplectus juncoides) (Park et al., 2006), 알방동사니(Cyperus difformis) (Im et al., 2003), 올미(Sagittaria pygmaea) (Im et al., 2005), 새섬매자기(Scirpus planiculmis) (Park et al., 2009), 강피(Echinochloa oryzicola) (Im, 2009; Lim et al., 2010), 쇠털골(Eleocharis acicularis) (Kwon et al., 2009), 올챙이자리(Blyxa aubertii) (Kwon and Kuk, 2007) 및 벗풀(Sagittaria trifolia) (Park et al., 2013) 등 12종이 보고되어 있으며(Lee et al, 2017), ACCase 저해 제초제 저항성 잡초로써 강피 및 물피가 알려져 있는데(Im, 2009; Im et al., 2009; Lim et al., 2010; Park et al., 2010), 특히 피의 경우에는 ALS 저해제와 ACCase 저해제간에 교차저항성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012년에 국립농업과학원과 8개 시·도 농업기술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적인 규모의 논토양 채취 실험결과 SU계 제초제 저항성 잡초의 발생 면적은 전체 논면적의 22.1%에 해당하는 176,870 ha였는데(Lee et al., 2013), 각 도별 벼재배 면적에 대한 비율은 전남이 44.3%로 가장 높았고, 경남은 1.0%로 가장 낮았다. 발생된 저항성 초종도 가장 많은 전남은 물달개비를 비롯한 12초종이었으나, 경남은 물달개비 1종만이 저항성 초종으로 동정되었다(Lee et al., 2012). 그러므로 경남지방의 SU계 제초제 저항성 잡초의 발생은 2012년 조사 당시까지는 다른 도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다른 지방에서 저항성 잡초의 발생 면적 및 종류가 지속적으로 증가 하고 있으므로 경남지방에서도 제초제 저항성 잡초의 종류 및 발생 면적을 조사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토양검정법을 이용하여 경남 지역의 논에서 발생하고 있는 ALS 저해 제초제 저항성 잡초의 지역별 발생 양상과 발생 면적을 파악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재료 및 방법
논토양의 채취
논토양의 채취는 통계청의 전국 경지면적 자료를 바탕으로 각 지역별 벼 재배면적을 고려하여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를 포함한 경상남도 20개 시·군에서 2017년 3월 초순부터 3월 하순까지, 2018년 2월 중순부터 2월 하순까지 실시하였다(Statistics Korea, 2017). 토양의 채취 는 각 시·군별 지점간 최소 2 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부산광역시 3지점, 울산광역시 11지점, 거제시 7지점, 거창군 13지점, 고성군 21지점, 김해시 26지점, 남해군 12지점, 밀양시 21지점, 사천시 11지점, 산청군 13지점, 양산시 13지점, 의령군 8지점, 진주시 17지점, 창녕군 21지점, 창원시 23지점, 통영시 8지점, 하동군 14지점, 함안군 13지점, 함양군 11지점 및 합천군 15지점으로 총 286지점에서 실시하였으며, 각 지점당 3개의 포장에서, 각 포장당 3곳의 논토양을 채취한 후 혼합하여 1개의 지점으로 정하였다. 기록된 채취 지점 주소와 GPS 정보는 QGIS (v 2.18.13, https://www.qgis.org)을 이용하여 경남지역 토양의 수집분포도를 작성하는데 사용되었다(Fig. 1). 채취된 토양은 실험 전까지 경상대학교 유리온실에서 보관하였다.
토양검정법에 의한 경남지역 ALS 저해 제초제 저항성 논잡초 발생 조사
저항성 잡초 발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각 조사지점에서 채취하여 보관 중인 토양을 2017년 5월 3일과 2018년 4월 25일에 사각포트(12×18×10 cm)에 3 cm로 충진한 후 담수하고 써레질 조건이 되도록 손으로 혼합하였다. 토양의 담수심은 5 cm 내외로 유지하였으며, 담수 15일 후에 SU계 Imazosulfuron (1.5%)+pyrimidinyl oxybenzoic계 pryminobac-methyl (0.6%) 액상수화제를 표준처리량인 75+30 g a.i. ha-1로 수면에 살포하였다. 약제 처리는 무처리구 1개, 처리구 3개로 실시하였으며, 약제처리 30일 후에 처리구와 무처리구에서 생존한 잡초의 종류와 개체수를 조사하여 ALS 저해 제초제 저항성 잡초 발생율을 산출하였다.
경남지역 논의 ALS 저해 제초제 저항성 잡초의 발생 면적 예측
경남지역 제초제 저항성 잡초 발생 면적 예측은 토양검정법의 결과와 통계청의 ‘2018농업면적통계’의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하였다(Statistics Korea, 2018). 토양검정법의 실험에서 각 처리구 당 한 개체 이상의 잡초가 생존했으면 그 처리구는 저항성 잡초 발생 지점으로, 한 개체도 생존하지 않은 지점은 감수성 지점으로 추정하였다. 각 시·군의 저항성 잡초 발생률과 발생 면적, 그리고 경남도의 저항성 잡초 발생률과 발생 면적은 다음과 같이 계산하였다.
결과 및 고찰
ALS 저해 제초제 저항성 논잡초의 발생 예상 면적
부산광역시를 포함한 경남지역 20개 시·군에서 발생한 ALS 저해 제초제 저항성 논잡초의 비율은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거제시 및 양산시 100%, 사천시 94.4%, 남해군 91.7%, 김해시 88.5%, 하동군 85.7%, 함안군 76.9%, 고성군 71.4%, 진주시 70.6%, 의령군과 통영시 62.5%, 합천군 60.0%, 창녕군 57.1%, 밀양시 50.0%, 고성군 46.2%, 창원시 43.5%, 산청군 15.4%, 함양군 0% 순이었으며, 경남지역 전체의 발생율은 66.8%였다(Table 1, Fig. 2). 경남지역의 총 벼 재배면적은 74,376 ha (Statistics Korea, 2018)이므로 상기의 발생율을 적용하면 49,000 ha에서 제초제 저항성 논잡초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상되었다. 기존의 연구에서 경남 지역의 제초제 저항성 논잡초 발생율은 84,017 ha의 벼 재배면적 중 약 1.0%에 해당하는 876 ha 였으나(Lee et al., 2013), 본 연구에서는 발생비율과 면적이 모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저항성 논잡초의 발생이 증가한 가장 주된 원인은 우리나라의 논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수도용 제초제에 단제 및 합제 형태로 포함되어 있는 ALS 저해 제초제들을 다년간 연용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수도용제초제의 경우 단제보다는 2가지 성분 이상의 합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실정인데, 합제의 경우에는 단자엽, 쌍자엽 및 사초과의 잡초들을 동시에 방제할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여기에 ALS 저해 제초제가 포함되어 장기간 사용시 다양한 종류의 저항성 잡초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경남의 경우에도 제초제 저항성 논잡초의 발생율 및 발생면적이 현저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저항성 논잡초의 발생을 막기 위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제초제의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지속적인 관리와 지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Fig. 2. Choropleth map of occurrence rate of herbicide resistant weed in Gyeongnam province. GC, Geochang-gun; HC, Hapcheon-gun; CN, Changnyeong-gun; MY, Miryang-city; US, Ulsan-metropolitan-city; HY, Hamyang-gun; SNC, Sancheong-gun; UY, Uiryeong-gun; HA, Haman-gun; CW, Changwon-city; GH, Gimhae-city; YS, Yangsan-city; HD, Hadong-gun; JJ, JJ-Jinju-city; BS, Busan-metropolitan-city; SC, Sacheongun; GS, Goseong-gun; NH, Namhae-gun; TY, Tongyeong-city; GJ, geoje-ci.
ALS 저해 제초제 저항성 논잡초의 발생현황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를 포함한 경남지역 20개 시·군에서 발생한 ALS 저해 제초제 저항성 논 잡초종을 조사한 결과, 물달개비, 논피, 미국외풀, 올챙이고랭이, 여뀌바늘, 알방동사니, 벗풀 및 마디꽃 등 8초종이 발생하였다(Table 2). 이들 중 마디꽃을 제외한 초종은 이미 국내에서 ALS 저해 제초제에 저항성으로 판명되었다(Lee et al., 2013). 이들 저항성 논잡초 중 김해에서는 올챙이고랭이와 여뀌바늘, 울산에서는 마디꽃과 벗풀을 제외한 6초종, 남해와 사천에서는 여뀌바늘, 마디꽃 및 벗풀, 밀양에서는 올챙이고랭이, 마디꽃 및 벗풀, 양산과 합천에서는 알방동사니, 마디꽃 및 벗풀을 제외한 5초종, 거제에서는 올챙이고랭이, 여뀌바늘, 마디꽃 및 벗풀, 고성과 하동에서는 알방동사니, 여뀌바늘, 마디꽃 및 벗풀, 산청에서는 올챙이고랭이, 알방동사니, 마디꽃 및 벗풀을 제외한 4초종이 발생하였고, 그 밖의 지역에서는 3초종 이하가 발생하였다. 그 중에서 저항성 물달개비는 함양을 제외한 19개 시·군 모두에서 발생하여 경남 지역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발생된 저항성 논잡초로 나타났는데, 2012년의 조사에서도 물달개비는 경남지역에서 유일하게 발생된 제초제 저항성 논잡초로 보고되었다(Lee et al., 2013). 경남지역 전체에서 각 저항성 논잡초는 물달개비, 논피, 미국외풀, 올챙이고랭이, 여뀌바늘, 알방동사니, 벗풀, 마디꽃 순으로 발생하였는데, 특히 물달개비와 논피는 경남지역 대부분에서 발생하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저항성 잡초종 임을 알 수 있었다.
ALS 저해 제초제 저항성 논잡초의 초종별 발생 예상 면적
경남지역에서 발생한 8종의 ALS 저해 제초제 저항성 논 잡초종의 초종별 발생 예상 면적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저항성 잡초 중 물달개비는 함양군을 제외한 경남의 전 지역에서 발생하였으며, 68,466 ha의 저항성 잡초종의 발생면적 중 39.82%에 해당하는 27,261 ha의 가장 넓은 면적에서 발생하였다. 그 다음으로는 논피가 18,517 ha, 미국외풀이 10,262 ha, 올챙이고랭이가 9,268 ha의 순으로 발생하였다. 그 외에 여뀌바늘, 알방동사니, 벗풀 및 마디꽃의 발생면적은 전체 저항성 잡초 발생면적의 5% 미만에 해당하는 적은 수준으로 아직 경남지역 전체에 저항성 종이 퍼지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저항성 벗풀과 마디꽃은 김해지역에서만 소면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Table 1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경남지역 전체의 제초제저항성 잡초의 발생 면적은 49,008 ha 였는데, 각 초종의 저항성 면적의 합은 68,466 ha로(Table 3) 저항성 면적당 평균 1.4개의 저항성 초종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남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저항성 초종 중 물달개비, 논피, 미국외풀 및 올챙이고랭이의 발생면적이 전체 저항성 초종의 발생면적 중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어느 특정 초종에 대한 개별적인 방제 전략을 세우기 보다는 가능한 한 이들 초종에 대해 공동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제전략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사료되었다.
저항성 논잡초에 대한 ALS 저해 제초제의 방제 효율
경남의 각 시·군에서 발생한 저항성 논잡초에 대한 ALS 저해 제초제의 방제 효율을 파악하기 위해 제초제 무처리구에서 발생한 각 초종의 갯수와 처리구에서 생존한 개수를 조사하고 그 비율을 계산하여 약제에 의한 방제가를 계산하였다. 조사 결과 저항성 물달개비는 비교적 경남 대부분의 시·군에서 발생하고 있으나 평균적인 방제율은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방제를 위해 ALS 저해 제초제만의 반복적인 사용을 피해야하는 초종으로 분류할 수 있고, 논피와 미국외풀은 물달개비와 마찬가지로 발생지역이 많으나 평균적인 방제율도 높기 때문에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한 초종으로 분류할 수 있다(Table 4). 올챙이고랭이를 비롯한 나머지 초종들은 발생밀도가 미미하고 방제율도 높거나, 국지적인 발생이 되는 초종들이므로 해당 지역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초종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한편 본 연구에서 사용된 공시약제는 sulfonylurea계와 pyrimidinyl oxybenzoic계 약제의 혼합제 이므로 도출된 결과는 sulfonylurea계에 국한된 저항성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